2012/01/31 대중음악 SOUND 선정 2010~2011 Rookie Of The Year

이 글은 권석정 기자님이 <대중음악 SOUND> Vol.4에 기고한 글을 무단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문제가 될 시에는 바로 내리겠습니다. 권석정 기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대중음악 SOUND 선정 2010~2011 Rookie Of The Year 최우수 연주
게이트플라워즈│박근홍(보컬), 염승식(기타), 유재인(베이스), 양종은(드럼)

게이트플라워즈는 중고 신인이다. 사실 현 시점에서 이들에게 신인이란 꼬리표를 붙인다는 것은 상당히 어색하다. 게이트플라워즈는 2005년 처음 결성돼 2년간의 활동 후 잠정 해체했고 2008년에 지금의 멤버로 재결성됐다. 이후 2010년에 발표한 첫 EP앨범 [Gate Flowers]를 통해 평론가, 록 마니아들의 귀를 단박에 사로잡으며 올해(2011년) 2월에 열린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는 ‘올해의 신인’, ‘최우수 록 노래’ 두 개 부문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게이트플라워즈가 가진 감투는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2009년 10월에는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주최하는 신인 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에 선정된 바 있고,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10월의 인디밴드’로 뽑혔다. 즉, 게이트플라워즈는 한국에서 인디 씬 출신의 신인 밴드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거의 누린 셈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러한 영광을 뒤로 하고 대중에게 알려진 결정적 계기는 바로 KBS의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밴드’였다. 그리고 게이트플라워즈는 이제 막 실력파 신인에서 록 스타가 되려 하는 시점에 서있다.
게이트플라워즈 멤버들의 만남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애틀 그런지를 표방한 것으로 알려진 ‘쩝’(Jjub)의 보컬 박근홍과 하이브리드 훵크를 시도했다는 ‘10cm’(권정열, 윤철종의 10cm와는 동명의 밴드)에 몸담았던 기타리스트 염승식, 드러머 양종은은 우연히 한 라이브클럽에서 함께 공연을 하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들은 2005년에 게이트플라워즈로 처음 의기투합해 밴드로서 충전과 방전을 거듭한 뒤 이장혁 밴드에서 세션으로 활동하던 베이시스트 유재인이 합류하면서 현재의 진용을 갖췄다.
게이트플라워즈가 만들어낸 첫 EP앨범에는 막말로 ‘와꾸’가 제대로 잡힌 록 사운드가 담겼다. 이들의 음악은 흔히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 기본기 잡힌 연주, 블루스와 훵크의 고전적인 맛을 간직한 원초적 사운드 등의 문장으로 설명됐다(게이트플라워즈 본인들은 이러한 수식어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얼터너티브 록이란 단어에 대해서 말이다). <FM>, <예비역>, <불편한 진실> 등의 곡들은 확실히 펄 잼, 스톤 템플 파일럿츠와 같은 90년대 록을 떠올리게 했다(여기에는 에디 베더, 스캇 웨일랜드를 연상케 하는 박근홍의 남성적인 보컬이 한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게이트플라워즈에게는 펀치가 한방 더 있었다. 바로 잼세션이 줄 수 있는 꿈틀대는 에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EP앨범에는 히든트랙을 포함해 6개의 잼이 실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잼 트랙과 레귤러 트랙이 일관적으로 흐른다는 것. 특히 <예비역>, <후퇴>, <Ghost> 등을 들어보면 기타와 베이스의 리프가 고정적으로 흐르기보다는 일정 부분 즉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잼세션과 완성된 곡이 밀접하게 이어진다. 박근홍은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2005년에 의기투합해 게이트플라워즈를 시작했을 때는 합주 한 번에 5곡 정도를 쏟아낼 정도의 에너지를 불살랐다”고 회상했는데 이는 잼세션을 통해 곡을 완성해나가는 게이트플라워즈의 러프한 스타일을 잘 말해준다. 90년대 록의 향취를 간직하되 라이브에서 지미 헨드릭스의 <Purple Haze>를 즐겨 커버하는 모습이 바로 게이트플라워즈인 것이다. 잼세션의 결정체가 발현된 이 앨범은 간만에 만나는 시원한 록이었다. 공감을 부르는 멜로디, 대번에 꽂히는 한글 가사, 외쳐대는 절규, 터프한 연주는 뇌를 후벼 팠고 심장을 춤추게 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발매 당시 평단의 극찬과 달리 대중에게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판매량은 처참할 정도였다.
사실 게이트플라워즈와 같은 스타일을 지닌 밴드는 홍대 씬에 적지 않게 존재한다. 90년대 후반만 해도 얼터너티브 계열을 추구하는 밴드가 많았지만 그중 연주 실력까지 따라주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최근에는 블루스의 기본을 습득하고, 90년대 특유의 스타일을 간직한 거츠, 써드스톤 등과 같은 밴드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러한 밴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적은 거의 없다. 이들은 홍대 씬에 통용되는 일반적인 히트공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음악은 공중파는 물론이고 록 밴드가 조명될 수 있는 창구인 록페스티벌에서도 그리 환영받지 못했다. 게이트플라워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탑밴드’에 나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필자가 게이트플라워즈를 공연장 밖에서 처음 만난 것은 올해(2011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자리였다. 당시 그들은 생각지 못한 수상으로 인해 매우 고무돼 있었다. 이후 ‘탑밴드’ 기자회견장에서 재회한 게이트플라워즈 멤버들은 시상식 때와 달리 위축된 모습이었다. 기자회견이 열렸던 7월 초는 ‘탑밴드’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논란이 일던 때다. 바로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게이트플라워즈와 아시아 비트 그랜드 파이널에서 대상을 차지한 브로큰발렌타인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사실이 논란의 근원지였다. 하지만 게이트플라워즈 멤버들은 이 논란에 대한 부담감보다도 자신들을 인정해줬던 평단, 음악 관계자들, 그리고 홍대 씬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보였다. 평단으로서는 게이트플라워즈가 다소 선정적으로 비칠 수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간 것이 일종의 ‘배반 행위’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게이트플라워즈 멤버들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랬던 그들과 다시 만난 것은 ‘탑밴드’ 8강전을 앞둔 9월 하순이었다. 당시는 게이트플라워즈가 방송을 통해 호응을 얻으면서 그간의 비난이 잠잠해진 상황이었다. 주눅이 들었던 멤버들의 표정도 다소 밝아졌다. 방송 덕에 앨범 재고를 청산했고 공연장에는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인들이 늘었다. ‘탑밴드’ 종영 후 게이트플라워즈는 급기야 단독공연을 매진시켰고 추가공연까지 갖게 됐다. 이러한 수혜는 그들의 실력을 인정해준 평단으로서는 아직 해줄 수 없는 것이었다.
게이트플라워즈의 갑작스런 인기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사실 이들의 상업적 가치에 대해서는 그 실력을 인정해준 평단에서조차 고개를 설레설레하는 부분이었다. 실력은 있지만 대중에게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였다. 하지만 방송 후 게이트플라워즈는 인기 면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마니아용’이라 여겨졌지만 그렇지 않았다. TV를 통해 일단 보여주면 그에 대한 판단은 대중이 알아서 하는 거였다. 게이트플라워즈의 약진이 그간 외면당했던 얼터너티브/블루스 록 계열에 대한 수요를 보여줬다면 다소 과장일까? 이제는 반격이 남았다. 게이트플라워즈는 더욱 부담을 안고 정규 1집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물론 행복한 부담감이겠지만.

– 권석정(유니온프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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